본문 바로가기

이명수의 '마음詩처방'

그럼 몇 명 있으면 되겠어요?

사랑을 사겠다면서 ‘얼마면 되겠어?’라고 거들먹 거리던

남자 주인공의 철없는 대사가 유행했던 적이 있었지요. 

그때는 피식 웃음으로 반응했는데 

한 연극에서 여주인공이 질문하듯 던지는 독백에는 

무슨 답을 못 하겠더라구요.  

‘사랑하는 당신이 옆에 있는데도 가끔 외로워. 

혼자 있어도 외롭고 둘이 있어도 외롭고....

그러면 몇 명이 있으면 안 외로워질까?‘

음음.  

그런 외로움에 누가 자신있게 답할 수 있겠어요.   

이런 송년의 즈음에는 더더욱 그럴 거예요.  



"낙타를 타고 사막을 가면

보고 싶은 사람아

사막은

우리를 한 알 모래알로 만드는

막막한 외로움이다"

-윤상운<사막의 발자국>


사막에서 낙타를 타면 보고 싶은 사람이 누구일까, 

생각하는 순간 바로 떠오르는 두 얼굴 있던데, 나는. 




"시인은 부와 명예와 권세로

떵떵거리며 출세하는 직업이 아니라,

가난과 사무치는 외로움으로

출세하는 직업입니다"

-김진성<출세>


이 떳떳하고 절묘한 직업관이라니. 

사무치는 외로움이 출세가 된다는 생각을, 

나는 왜 진작 못 해봤을까.




"먹감나무 꽃이 졌습니다

나무는 이미 어두워졌고

사람의 말로 중얼중얼 더 캄캄해 지다가

눈물 같은 까만 열매들을 글썽입니다

-배홍배<외로움에 대하여>


중얼중얼, 캄캄, 글썽... 

외로움이 뭔지 확실히 알겠는 느낌. 




"신神은 지혜로워서

사람을 마음에 두지 않는다

대신 늘 외롭게 산다


사람은 투미해서

마음에 사람을 둔다

외롭지는 않아도 병을 안고 산다"

-신진<외로움> 


미소지나가 있었다면 말했을 거야. 

사람을 선택한 당신, 외로운 사람이 맞군요.




"그립단 말 함부로 한 내 죄 늦게 알았네

외로움과 혼동하여 마구 썼던 것까지도

그러니 어쩌겠는가, 사람이 그리운 걸

일부러 산 밑 먼 길 휘돌아 흐르는 강"

-박시교<그리운 죄>


외로움과 그리움을 혼동 한게 아니라 그게 그거 아닌가요. 

그리운 죄(罪)가 복이 되는 것 같은 요즘 같은 시간도 있나니. 




@ 힐링톡을 트위터/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받아보세요.

* 트위터 주소 : www.twitter.com/mindprism4u
* 페이스북 주소 : www.facebook.com/mindprism4u

* 카카오스토리 : 친구찾기 '내마음보고서' 검색 후 소식받기




'이명수의 '마음詩처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다발 같은 웃음, 얼마나 좋게요  (1) 2014.01.21
당신, 잘 계신지요?  (0) 2013.12.31
결정적 순간이 있지요  (0) 2013.11.19
꼭 정신 안 차려도 돼요  (0) 2013.10.29
아주 영 이별은 말고요  (2) 2013.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