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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수의 '마음詩처방'

아주 영 이별은 말고요

세상에서 제일 좋은 아버지는 

착한 아버지도 아니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아버지도 아니고 

자상한 아버지도 아니고 

오랫동안 같이 있어 주는 아버지라네요.  

15살 때 갑자기 아버지가 돌아 가신 어떤 이의 얘기입니다.

얼마나 공감이 되든지요. 

사랑하는 사람에겐 가장 늦게 이별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가장 좋은 선물일 거예요. 


그런데 예나 지금이나 

청춘남녀들이 이별 후 후회하는 부동의 1위는, 

‘술먹고 전화하기’ 라지요. 

애정이 식은 사람에겐 전화번호 빨리 삭제해 주는 것이

가장 좋은 선물일지도요. ㅎ 



"잘 가요. 내 사랑

나는 진흙 속에 남겠어요

나무와 나뭇잎이 헤어지듯

그렇게 가벼운 이별은 없나 보아요

당신 보내고 하늘과 땅의 가시를 홀로 뽑아내요"

-문정희<토불土佛>


뽑아냈는데도 계속 아픈 가시흔(痕)도 많드라구. 

경험해 보니. 




참외옷 벗기며 이별했던 한 사내 더이상 참외를 못 먹는다지.

"늙으신 어머니 고운 손으로

그 여자 잊으라 참외 한쪽 코끝에 디미네

언젠가 내 가슴을 떠나는 날

어머니도 늙고 나도 늙고 그 여자도 늙어

세상은 달콤한 참외향만 남겠네"

-박철<참외향기>


엄마는 참 여러 군데서 끝까지 필요한 존재셔.




"이별이게,

그러나

아주 영 이별은 말고

어디 내생에서라도

다시 만나기로 하는 이별이게

-서정주<연蓮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모든 이별이 그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아. 

미당에 대한 불편한 맘까지 잠시 잊게 하는 절창. 

제목도 가슴 떨려.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담배불을 끄듯 너를 꺼버릴거야


다 마시고 난 맥주 캔처럼 나를 구겨버렸듯

너를 벗고 말거야

그만, 너를, 잊는다,고 다짐해도

북소리처럼 너는 다시 쿵쿵 울린다"

-신현림<이별한 자가 아는 진실>


시끄러워, 그 북소리들.




오래도록 그리워할 이별 있다면

모슬포 같은 서글픈 이름으로 간직하리

떠날 때 슬퍼지는 제주도의 작은 포구, 모슬포

모-스-을 하고 뱃고동처럼 길게 발음하면

자꾸만 몹쓸 여자란 말이 떠오르고

-김영남<모슬포에서>


몹쓸 여자, 몹쓸 남자 한번 안 돼 본 사람 있나 어디.




"헤어질 때 더 다정한 쪽이 덜 사랑한 사람이다. 

그 사실을 잘 알기에 더 다정한 척을, 척을, 척을 했다. 

더 다정한 척을 세 번도 넘게 했다. 

안녕 잘 가요. 안녕 잘 가요"

-이제니<후두둑 나뭇잎 떨어지는 소리일 뿐>


이별해 본 사람은 시인이 부러 뻥 치는 거 다 알거야.




"한계령을 그대와 함께 넘었네

마지막 여로인 줄

서로가 모르면서"

-손호연<한계령>


마지막 이별 뒤의 뼈아픈 후회는 늘 비슷한가 봐. 

그게 마지막인줄 알았더라면...그거 아무도 모르지. 

here&now, 더 많이 눈 맞추고 더 많이 보듬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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