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내 그림자가 쓸쓸해 보였을 때...
‘이윤민님의 이야기’
버스가 다님에도 불구하고
왠지 무작정 혼자 걷고 싶은 밤,
마땅히 갈 곳을 정하지도 않고
무거운 마음 꾹꾹 눌러가며 청승맞게 걷다가
가로등 불빛에 기다랗게 늘어난 그림자가
나보다 앞서 있을 때.
아무리 뛰어도 그 친구를
이길 수가 없네요.
아.. 그랬었군요...
버스가 있는데도 굳이 타지 않은 것은
집에 가도 외로울 것 같아서였죠.
혼자 걷는 게 청승맞게 느껴진 건 누군가
함께 걸었으면 하는 마음 때문이었구요.
그림자도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나보다
키가 훨씬 큰 ‘그 친구’마저 나와 함께
안 가고, 자꾸만 저만치 앞서 가네요.
그림자에게 뒤쳐질 것만 같아
뛰어보지만 여전히 혼자일 뿐입니다.
쇼팽 야상곡 G단조 Op.37-1
피아노 : 아르투어 루빈슈타인
•음악은 화면의 PLAY 버튼을 클릭해주세요.
이 곡의 별명은 ‘향수’(鄕愁)입니다.
쇼팽은 평생 외로움에 사무쳤습니다.
19살 때 조국 폴란드를 떠나 39살까지
객지에서 살았습니다. G단조 야상곡,
첫 음에서 벌써 목이 멥니다. 쇼팽은
생각에 잠겨 천천히 걸어갑니다.
내면 깊은 곳에 자리한 그리움, 간절함이
노래가 되어 손가락으로 흘러나옵니다.
슬픔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음악이 흐르는 사이 어느덧 위안이 다가옵니다.
그림자처럼 곁에 있어주었던 조르주 상드는
쇼팽이 결핵으로 죽기 2년 전, 그의
곁을 떠났습니다. 내면의 슬픔에서 아름다운
선율을 빚어낸 ‘피아노의 시인’ 쇼팽,
그의 몸은 파리에 묻혔지만 심장만은
그의 유언에 따라 조국 폴란드로
돌아갔습니다.
적막한 밤, 쇼팽의 음악이 곁에 있으니
저도 퍽 위안이 됩니다.
채훈
다음회 마음이야기를 신청해주세요!!
'이채훈의 '마음에서 마음으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너무 화가나서 참지못하고 실수를 했던 그날의 당신에게 (0) | 2013.04.12 |
---|---|
[마음이야기 신청] 너무 화가나서 참지 못하고 실수를 했을 때... (65) | 2013.03.29 |
너무 억울해서 눈물흘렸던 그날의 당신에게 (3) | 2013.03.29 |
[마음이야기 신청] 너무 억울해서 눈물을 펑펑 흘렸던 때... (107) | 2013.03.15 |
이채훈의 <마음에서 마음으로>는... (0) | 2013.03.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