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박한 것은 꼭꼭 숨어있다 길게 줄 서 있는 화장실 앞에서 배를 움켜쥔 채 앞줄에 선사람에게 양보를 부탁하는 유머가 있었습니다. “제가 너무 급해서…그러는데…먼저 실례 좀… 하면 안될까요?”부탁받은 이가 온갖 몸 언어를 동원해서 들려주는 거절의 요지는 간단하고 명료합니다. “너는 말.이.라.도. 나오지!” ‘가장 고백하기 힘든 사연이 그 사람 생에서 가장 소중한 의미를 지닌다’는 어느 소설의 첫 문장은, 그래서 깊은 우물물처럼 훅, 숨을 들이켜게 합니다. 가장 깊고 절박한 것들은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삶의 갈림길에서 꼭꼭 봉인되어 있던 자신의 사연을 털어놓을 누군가가 존재했다면 그것은 축복입니다. 털어놓을 마음이 생겼다는 그 자체로 소중한 의미를 가지니까요.'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외쳤던 이발사보다 더 개운하게 가슴이 뻥 .. 더보기 이전 1 ··· 907 908 909 910 911 912 913 ··· 112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