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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세이

세상의 휘둘림에 아랑곳없이

 

 

88올림픽이 열리던 해에 3개월의 시차를 두고 갑작스럽게
남편과 아들을 저세상으로 떠나 보냈습니다.
그때 그녀가 가장 견딜 수 없었던 것은 자신은 지옥 같은
고통을 겪고 있는데 세상은. 사람들은. 아랑곳없이
올림픽 축제에 환호하는 상황이었다지요.

 

독재 시절,
끔찍한 고문에도 남다른 의지력을 발휘했던 전설적인 민주투사가
바닥으로 내동댕이쳐지는 심정이 된 것도 비슷한 이유입니다.
지옥이 따로 없는 고통을 당하고 있는데 고문실의 라디오에선
아무 상관 없다는 듯 화창한 날씨나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는
평화로운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흘러나오더라네요.
그게 그렇게 절망스러웠답니다.

 

세상으로부터 소외되고 배제되었다는 느낌은
소설가의 남다른 심리적 내공도, 투사의 강철 같은 의지도
단번에 무력화시킬 만큼 강력하고도 파괴적입니다.

아무도 그렇게 살 수는 없다, 는 의미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단독자로서 주위의 휘둘림에 아랑곳하지 않을 수 있는 삶은
축복입니다. 하지만 내 슬픔이나 외로움을 세상이 아랑곳하지
않는 삶은 그 자체로 고통입니다.

소외와 배제의 고통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주위에 있는 누군가에게 내가 먼저 눈 맞춰주고
허벅지 꼬집으면서라도 그의 얘기를 가만히 들어줄 수 있으면 됩니다.
그러면 메아리처럼 내게도 그런 축복이 되돌아오게 되어 있습니다, 반드시.

 
혜신+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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