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후,
내 몸에 수분이 이렇게 많았을까 싶게 울게 됩니다.
그게 마지막인 줄 알았더라면...그렇게 가슴치는 부모님 때문에,
끝까지 천진한 아이들의 웃음이 안타까워서 오열합니다.
울 수밖에요.
울음의 끝에 슬픔은 무너지고 길이 보인다지요.
눈 밝은 노시인의 그 말을 믿고 싶습니다.
아직은 울음의 끝이 아닙니다.
그럴 수도 없습니다.
함께 울 수밖에요.
"어느 날 신생아실에서
우는 한 아기의 울음소리에
더 크게 따라 우는 아기들을 보았습니다
쓸쓸한 가죽을 쓰고 태어난 이 세상 모든 연약한 생물들의
아름다운 동맹이었습니다“
-김원경<환경지표 생물>
본래 우리는 울음으로 맺어진,
아름다운 동맹 관계인 사람들이라지.
깜빡했어.
"집 어느 구석에서는
울고 싶은 곳이 있어야 한다
가끔씩 어느 방구석에서는 울고 싶은데도
울 곳이 없어
물 틀어놓고 물처럼 울 때
물을 헤치고 물결처럼 흘러간 울음소리"
-천양희<웃는 울음>
그런 곳(어쩜 사람), 꼭 있어야 하고 말구.
그래야 살지.
"가난한 밥상머리에
똥개네 온가족 둘러앉아
구수한 된장에 푹 담구었다가
도란도란 이야기꽃 피워가며 한 장씩 쌈 싸먹는
감격의 호박잎이여"
-이동순<호박잎>
‘그동안은 가난했지만 행복한 가정이었는데,
이제 널 보내니 가난만 남았구나‘
어느 부모가 분향소에 피울음으로 그렇게 써 놓았다지.
무슨 말을 더 못하겠어.
"깨진 그릇은
칼날이 된다
무엇이나 깨진 것은
칼이 된다"
-오세영<그릇 1>
파편이 가슴으로 날아오는 느낌.
마음에 금이 가서 피울음이 고여있는 이들을 방치하곤
칼 없는 세상, 절대 못 오지.
"어머니와 나는 같은 피를 나누어 가진 것이 아니라
똑같은 울음소리를 가진 것 같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김경주<주저흔(躊躇痕)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겠네.
아니, 그게 맞겠어.
"깊은 밤, 나는
그가 물을 틀어 놓고
우는 소리를 자주 들었다
울음소리는 물에 섞이지 않았지만
그가 떠내려 보낸 울음은
돌이 되어 잘 살거라 믿었다"
-이병률<내 마음의 지도>
지금은, 잘 살고 있을 거야. 틀림없이.
꼭 그래야 하고 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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