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눈물 정도로는 어림도 없는, 잔에 물이 넘치듯 슬픔을 주체할 수 없는 경우가 있지요. 세월호 침몰 후 그런 슬픔과 고통의 현장을 매일 매일 목도하면서 가슴이 타 들어가는 느낌입니다. 이런 고통과 슬픔을 어떻게 위로할까요. 진심을 다한 눈물과 기도말고는 딱히 위로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 같은 아득한 순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순간에도 눈물과 기도는 가장 큰 위로가 됩니다. 바로 지금이 그렇습니다.
“더 이상 슬플 수는 없었고 덜 슬플 수도 없었으며 그저 쌀밥 같은 슬픔을 천천히 씹어 넘길 수 있을 뿐이었다“ -이준규<1> 너무 먹먹해서 어느 정도의 슬픔인지 가늠할 수조차 없는 슬픔. 아득한 느낌. 그래서 더 슬퍼. “온몸에 가득 찬 슬픔은 눈물이 아니면 어디로 흘러가는 것일까 (.....) 나는 누구의 슬픔이 되어 어디로 흘러가야 하는지“ -주영헌<윤회> 진짜 어디로 흘러 가는 것일까. 첫아이를 잃은 부모의 슬픔을 따라 읽다가 눈물이 펑펑. 그런 슬픔도... 있겠구나.
"지갑에서 와르르 동전이 쏟아지듯 슬픔이 몰려왔다" -김혜선<붉은줄나비> 슬픔이 그렇게 주체할 수 없이 몰려올 때 도움 받으라고 사람이 함께 사는 건지도 몰라. 혼자 다 주을 수 없을 때 얼마나 많아. "타워팰리스 근처 빈민촌에 사는 아이들의 인터뷰 반에서 유일하게 생일잔치에 초대받지 못한 아이는 지구만큼 슬펐다고 한다" -신철규<슬픔의 자전> 그 슬픔 얼마나 큰지 가슴이 다 꽉 막히더라구.
"보호자들이 알림판을 보면서 혹시 내 피붙이가 깨어나지 못할까 안절부절합니다 여자 하나가 암덩어리가 다른 부위에 전이되지 않았다고 환호성을 지릅니다 작은 슬픔이 큰 슬픔을 보면서 위안을 받습니다" -박문재<암병동> 작은 슬픔, 큰 슬픔이라니. 그런 게 어딨어, 하다가 또 그런 듯도 싶고. 가슴이 아려. "흔들리는 양귀비꽃의 바람에 머리를 말리며 향기에 불룩해진 돛으로 강 가운데로 밀려가는 자줏빛 조각배처럼 어리둥절하게 인생이 갈거야" -진은영<슬픔의 작은 섬> 읽는 것만으로도 슬픔이 줄어드는 것 같은 느낌. 그런 게 시인의 힘이라 믿으며 위로받고 싶은 안간힘. 그래 안간힘. @ 힐링톡을 트위터/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받아보세요. * 트위터 주소 : www.twitter.com/mindprism4u * 페이스북 주소 : www.facebook.com/mindprism4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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