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때문에 생기는 사연들은 봄날의 연둣빛 같습니다.
많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고 아쉽기도 합니다.
누구는 봄날엔 약속 하지 말라고 그러더군요.
꽃잎지듯 후루룩 사라진다고
어디 봄날에만 그렇겠어요.
"첫사랑의 여자가 있었다 짐승처럼 나만을 사랑해주었다
(....)
남편과의 사랑은 껍질만 남아 있다고 속삭였다
남편이 죽으면 따라서 죽을 수는 없어도
내가 죽으면 따라 죽는다고 약속했다"
-허의행<첫사랑>
그런 금석(金石) 같은 약속을 하는 첫사랑의 여자, 들어는 봤나?
어머니라네.
"다음 생에는 나 그대가 되고 그대 나 되어, 라는 옛글을 옮겨 적다가
그럴 리가, 웃음 깨물었는데
몇 번이고 후벼 판 옆구리에서 뭇별을 꺼내던
그 약속이 아직 지상에 머문다는 소식"
-박미라<부음>
그런 약속, 아직도 지천에 널렸던 걸 뭐.
“철새만 약속을 지키는 어수선한 세월
조금도 슬프지 않게 살면서 한 치의 미안함 없이”
-강윤후<쓸쓸한 날에>
철새만 지킨다네. 약속을.
진짜 마음이 어수선해 지드라니까.
"언 호숫가 겨울나무가 서 있다
(.....)
일생 겨울숲속에서 밑둥은 얼어있을 것이다
바람 속에서
견디고 있는 마음과
벌서고 있는 마음
진정 두 마음은 한마음임을 약속하겠는가"
-조정권<겨울 주례사>
금방 네!라는 대답이 안 나오는 거라.
이미 봄이 왔는데도 마음이 서늘해.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크게 배설하는 일보다 조그만 변기 위에 앉아
힘주어 굵은 똥 싸는 일이 그나마
세상을 위해 거룩한 일이라는 것이다"
-송경동<똥통같은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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