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로 들어선다는 의미의 입동,
올해는 11월7일이 입동의 시작입니다.
본격적으로 겨울임을 알리는 절기로
천지만물이 양에서 음으로 바뀐다지요.
멀리 설악산에서는 첫눈 소식이 들려오고
길거리에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겨울 군것질을 파는 손수레들이 등장합니다.
예로부터 입동이 추우면 그 해 겨울이
추울 것으로 점쳐지기도 했답니다.
감수성 예민한 시인이
‘찬 서리 나무 끝을 나는 까치를 위해
홍시 하나 남겨둘 줄 아는 조선의 마음이여’
라고 노래하는 바로 그 절기입니다.
입동 전후에 있는 가장 큰 행사는 역시
김장입니다. 이 시기를 놓치면 김치의 상큼함이
덜하다고 하네요. 모든 일에는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걸 새삼 상기시키는 절기.
입동입니다.
배추김치, 총각김치, 파김치, 고들빼기,
보쌈김치, 갓김치, 짠지, 동치미...
입동 즈음이면, 너무 생활 속에 밀착해 있어
잠시 잊고 있었던 이런 단어들이 절로 떠오르게 됩니다.
순간 머릿속과 입 안을 맴도는 그 행복한 입맛이라니요.
모두 입동과 김장의 뗄 수 없는 연합성 때문입니다.
김장은 입동 전(前)혹은 직후에 해야
제 맛이 난다고 합니다. ‘상강’의 서리를 맞고
밭에서 방금 뽑아 올린 재료들이 딱 맛있을 때라서
그렇다네요. 요즘엔 김장이 많이 늦어지기도 하지만,
입동에 본격적인 겨울채비는 시작됩니다.
사전적으로 김장은 ‘겨우내 먹을 김치를
한목에 담가두는 일’에 불과하지만
그 안에는 우리 살이(生)의 알파와 오메가가 담겨 있습니다.
이젠 조금씩 사라져 가는 풍경이 되고 있지만
왁자지껄 김장하는 날,
무 채썰고 마늘 생강 다져 고춧가루로
쓱쓱 버무린 김치 소에 돼지고기 담백하게 삶아
싱싱한 굴 곁들여 배춧잎에 얹으면
누가 안 시켜도 ‘아~’하며 새끼 제비처럼
입을 벌리게 됩니다. 서로 서로의 입에
그 맛난 김장김치 보쌈을 넣어주는 광경, 기억나시지요?
김장김치에는 우리 한국인 삶의
원형적 행복이 담겨 있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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