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했기 때문에 마음속으로
눈물 흘려야만 했던 그날의 당신에게
6개월 전, 제가 입양되었다는 엄마의 말을 들었을 때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분명 좋은 곳에서
좋은 부모님을 만나 살고 있고, 행복한 추억도 많은데
어째서 엄마의 이 말 한 마디에 세상이 이리도 달라
보일 수 있을까요?
엄마 아빠를 너무나 사랑하기에 대놓고 눈물을 보일
수도 없습니다. 제가 울면 그 분들이 더 슬퍼하실 것을
알기에 속으로만 운지 6개월. 부모님께서 저를 사랑해
주시고 제가 그 분들을 사랑하는 건 변함없는데 제 속이
까맣게 탔네요. 부모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눈물을
승화시키는 게 아니라 그냥 꾸욱 참고 있습니다.
이러는 저, 부모님께 이기적인 것이지요?
아.. 그랬군요...
잃은 것도 없고, 달라진 것도 없습니다. 언젠가 알게 될 것을
지금 알았을 뿐입니다. 지금까지 행복하셨다면 계속
행복하시면 됩니다. 일단 실컷 우시는 게 좋겠습니다.
부모님께 고맙다고 말해 드리고 엉엉 울어도 좋겠습니다.
지금껏 진실을 말해 주지 않으신 부모님을 원망하는 건 아니지요?
더 일찍 얘기해 주셨더라도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신다니, 이제 어른입니다. 독립된 개인으로 부모님을
존경하고 사랑하며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낳아주신 어머니, 아버지도 그립지요. 입양된 사연이
궁금하기도 하고, 알고 싶지 않기도 하지요. 나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합니다. 분명한 것은 혈육의 끈과 마음의 끈으로
연결된 분들이 계시기에 오늘의 내가 있다는 점입니다.
바흐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2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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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너무 아름다워서 눈물 흘린 경험 있으신가요?
어릴 적 집에 가는 길에 본 석양의 추억, 기억조차
가물가물한 어머니의 평화로운 미소,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안타까운 아름다움...
‘음악의 아버지’ 바흐는 두 번 결혼해서 20명의 자녀를
낳았는데, 이 중 절반은 어려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러나 살아남은 가족들은 떠들썩하게 웃으며 살아갔습니다.
“그 분의 집은 마치 비둘기집 같았고, 생기 넘치는 것도
완전히 비둘기집 자체였습니다.” 바흐의 가족 한명 한명에겐
얼마나 많은 사연과 추억이 있었을까요?
바흐가 라이프치히 악장으로 있던 1730년경에 쓴 곡으로,
바흐 작품 중 가장 아름다운 곡으로 꼽힙니다. 두 바이올린은
사랑하는 두 사람처럼 끊임없이 대화하고, 엉키고, 밀고,
당기며 함께 걸어갑니다. 화음을 이룰 때 아름답고, 불협화음이
해소될 때는 더욱 아름답습니다. 우리네 삶과 만남도 그러합니다.
바흐 음악의 아름다움이 우리의 아픔을 위로합니다.
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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