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아닌 사람이 어디 있나요? 적에게 쫓기는 이는 무조건 돕는다는 어느 산악 부족의 얘기에 고개 끄덕이다가 그런 전통이 2천년 넘게 유지되고 있다는 대목에서 자세를 고쳐 앉았습니다. 매 순간 얼마나 많은 내부 갈등이 있었을까 상상했지요. 이번엔 우리 부족이 전멸할 수도 있겠구나, 그렇게 살 떨리는 순간 얼마나 많았겠어요. 그럼에도 그 전통을 이어온 건 결국 그 길만이 자기들이 안전하게 오래 사는 길이라는 지혜를 온 몸으로 깨우친 때문일 거라고 혼자 결론 내리고 그렇게 믿었습니다. 세월호 국면에서 몸과 마음을 포개는 많은 이웃들을 보면서 다시 그 지혜의 법칙을 실감합니다. 우리가 누군가의 이웃으로 사는 건 바로 이런 때 힘 보태기 위한 것일테지요. 내가 벼랑 끝에 서게 될 때 그들도 당연히 내 이웃이 되어줄테니까요. "지하 셋방 혼자 .. 더보기 이전 1 ··· 687 688 689 690 691 692 693 ··· 112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