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태어난 새끼 오리들이 태어나는 순간에 처음 본 대상을,
그것이 사람이든 청소기든 상관없이 어미 오리처럼 따라 다니고
사랑하기까지 한다는 ‘각인효과’ 실험은 유명합니다.
그런데 저는 각인효과를 증명하기 위한 후속 실험에서 나온 의외의 결과들이
더 흥미롭습니다. 한 학자가 너구리를 대상으로 각인효과 실험을 하던 중
발견한 사실입니다. 너구리가 자신의 행동을 따라 하는 것은 익히 예견된
일이었지만 자기도 은연중에 일상생활에서 너구리의 행동을 모방하고
있더라는 겁니다. ‘상호각인 효과’입니다.
‘미워하면서 닮는다’는 속설까지 들먹이지 않아도 모든 인간관계는
상호적입니다. 일방적인 관계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아기를 보면서 자기도 모르게 몸과 마음이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받는 것도 바로 그런 ‘상호각인 효과’ 때문입니다.
사람 사이에선 에누리 없이 상호각인의 법칙이 통용된다는 걸 잊지 않는다면,
사람 스트레스의 근원을 찾고 예방하는 일이 한 뼘쯤 쉬워질지도 모르지요.
혜신+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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