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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프리즘/내마음보고서

어둠 속에 홀로 환히 밝은

[내마음을 만난 '이름에게’] 스물다섯 번째 

<어둠 속에 홀로 환히 밝은, 유은지>

 

춥고 모진 밤을 밝히는, 고백하는 낮고 고요한 목소리,
유은지 님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어둠 속에 홀로 환히 밝은, 유은지>
 
 
겨울 등반 2 / 강계순

마른 가지들 저들끼리 얼기설기 
팔을 엮으며 서 있고 
숨 죽여 내리는 눈 어둠 속에 홀로 환히 밝은 
낮고 고요한 겨울 사원 
아주 가끔씩 어디선가 조심스런 손님처럼 
바람이 왔다 가면 
마른 풀들 잠시 흔들리고 
가벼운 안개 쓸리기도 하지 
흔들리는 것 바라보면 실핏줄 어디쯤 
따스한 입김 도란거리기도 하지. 
용서하는 능력은 내게 없으니 다만 
잊게 해 주십시오, 낮은 음정으로 고백하고 
X-레이처럼 뿌우옇게 골격 드러나는 
고산 나무의 묵은 상처에 기대어 선다. 
이 밤 지나면 다시 
더 춥고 가난한 어느 사원으로 옮겨 가서 
낡은 지도를 펴고 
그리움으로 뻗은 길 모두 지울 것이니 
더 이상은 길 잃지 않을 것임, 
빈 집 한 채 짓고 꺾인 관절을 푸는 밤에는 
온화한 발성의 손풍금 소리 어디선가 
아득히 들리는 이 골짜기.



<내마음보고서>는 심리검사 결과에 따라 개개인에게 꼭 맞는 처방시(詩)와 그 시의 한 문장을 선정하여 나만의 '보고서 제목'을 선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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