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밥이여, 밥 같은 그대여! ‘내 삶에서 가장 잊을 수 없는 밥상’을 떠올리다 보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 극명하게 깨닫게 됩니다. 육하 원칙을 따로 배운 바 없어도 그 순간이 4D 영화보다 더 생생하게 촉각 후각 청각 미각으로기억됩니다. 그런 순간에 밥벌이의 지겨움이나 밥먹는 일의 지루함은 그냥 관념에 불과합니다. 온 우주가 밥 안에 들어 있어서 그렇습니다. 밥이 목숨이고 사람이 밥이다, 라는 말이괜히 나왔을라구요. "밥 한 숟가락목으로 넘기지 못하고사흘 밤낮을꼼짝 못하고 끙끙 앓고는 그제야 알았습니다.밥 한 숟가락에 기대어여태살아왔다는 것을"-서정홍 밥 한 숟가락에 기대어 사는 목숨이라는 걸 아는 순간, 삶에 대해 얼마나 착해 지게요. "돌이켜보면 흰 쌀밥에 왜간장을 넣고살살 비벼 먹던 때가 따듯한 것 같다뒤돌아보면 시커먼 보리밥에.. 더보기 이전 1 ··· 929 930 931 932 933 934 935 ··· 112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