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파 요리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대도시 식당 주방은
요리사들이 서열 싸움을 벌이는 살벌한 전쟁터랍니다.
국자로 뒤통수를 때리거나 발로 차는 건 약과고
뜨거운 기름에 침을 뱉어 일부러 튀게 하거나 도마질을 할 때
실수인 척 툭 쳐서 손가락을 썰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네요.
주방장에겐 ‘예스, 셰프’ ‘땡큐, 셰프’만을 외쳐야 하고
동료들과는 약육강식에 가까운 서열 싸움에서 살아남아야 합니다.
그래서이겠지요.
30대 초반에 세계적인 요리사의 수제자가 된 한국의 한 셰프는
자신의 주방에서 금지하는 일 중 하나가 자신에게 질책 받은 요리사를
동료들이 위로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네요.
강해야만 살아남는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의 경험칙이 더없이 착잡하고 좁게 느껴집니다.
살다 보면, 사격장 안전수칙처럼 꼭 필요한 통제도 있겠지요.
문제는 ‘20’만큼의 통제만 필요한데 습관적으로 ‘50’ 이상의 통제를 요구하면서
불필요한 억압과 상처를 주고받는다는 것입니다.
주방이 전쟁터 같아야 비로소 제대로 된 요리가 나올 수 있다는 식의
지레짐작 때문에 사람과의 관계에서 평화로운 공존을
미리 포기한 적이 있다면, 괜한 짓 한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한 진보적인 요리사의 말처럼
만든 사람의 마음이 기쁘지 않은데 어떻게 좋은 요리가 나오겠어요.
-혜신+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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