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은근히 무시당하는 것 같아서 화가 났던 구름님께
회사 동기가 임신을 했습니다.
일할 사람이 그녀와 나, 딱 둘 뿐이었기에 제가 많은 일을 떠맡게 되었죠.
힘들었지만 곧 일을 축소해 주겠다는 윗분들의 말만 듣고 참았습니다.
그녀는 출산휴가를 갔고, 이어서 육아휴직까지 갔습니다.
저는 새벽 4시에 집에서 나와 밤8시, 9시에 집에 들어간 적도 많습니다.
일을 줄여 달라, 사람을 충원해 달라 여러 번 읍소했지만
일은 여전히 쌓여만 갔습니다.
그녀가 돌아왔지만,‘모성보호’라는 미명 하에 그녀는 일을 줄였고,
인원 충원은 엉뚱한 곳에서 이뤄졌습니다.
일을 도와주지 않는 동료들도, 힘들다는 말을 넘겨버리는 윗분에게도
너무 화가 납니다. 제 희생은 당연한 건가요?
저는 무시해도 되는 로봇인가요?
육체적 건강도, 정신적 건강도 다 무너져 가는 것 같습니다.
아.. 그랬군요...
‘모성 보호’를 반대하는 게 아니지요.
회사 동기가 아기를 가졌으니 기꺼이 도와 줄 마음이 있지요.
그런데 과중한 일이 끝없이 이어지고, 아무도 님의 고충엔 관심이 없습니다.
인원을 충원하든지 일을 골고루 분담하든지
시스템으로 해결할 일인데 님의 희생만 강요하니 몸도 망가지고,
너무 야속해서 마음까지 무너지는 것 같지요.
많은 일을 혼자 감당하셨고, 합리적으로 일을 분담해야 한다는 의견도 밝히셨으니
회사 구성원으로서 책임을 다하셨습니다.
이제 회사와 동료들이 대답할 차례지요.
님과 같은 고충을 겪는 사람이 또 생기지 않도록 지혜를 모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외롭고 힘들지만, 구름님이 스스로 소중한 자신을 추스르고
먼저 웃으셔야 합니다.
그래야 회사도, 옆자리 동료도
구름님이 소중하다는 걸 깨닫게 될 것입니다.
라벨 <볼레로>
(모리스 베자르 안무, 마야 플리세츠카야 춤)
- 음악은 화면의 PLAY 버튼을 클릭해주세요.
나지막히 플루트가 주제를 연주합니다.
드럼이 연주하는 리듬은 심장의 고동소리 같습니다.
여러 악기가 더해지며 음악이 점점 더 커지고, 리듬은 처음부터 끝까지 되풀이됩니다.
단조롭게 시작한 춤은 무아지경으로 이어지고, 음악과 춤은 클라이맥스에 이른 뒤 갑자기 끝납니다.
카타르시스가 찾아옵니다.
혼자 외롭고 힘들었지만 이젠 세상을 향해 웃어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볼레로>는 ‘무용수’란 뜻입니다. 원래 케스터네츠 반주의 스페인 전통 춤인데,
라벨은 이국 취향으로 이렇게 제목을 붙였습니다.
술집 탁자 위에서 무용수가 춤추는데, 리듬과 역동성이 점점 고조되어
나중에는 손님들도 다 함께 춤을 춘다는 스토리입니다.
다른 누가 먼저 춤추지 않습니다.
아니, 먼저 춤추는 사람이 바로 주인공입니다.
자기 몫을 다 했다는 당당함으로,
라벨의 <볼레로>처럼 지금의 힘든 상황을 정면으로 돌파하시기 바랍니다.
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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