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하(立夏)는 말 그대로 여름의 문턱에
들어서는 절기입니다. 올해는 5월 5일이 입하로
이제부터 초여름의 날씨가 시작됩니다.
변덕스럽던 날씨가 일교차 없이 안정되고
신록의 푸르름이 성장(盛裝)한 모습으로
천지를 뒤덮어, 왜 5월이 계절의 여왕으로
불리는지를 실감나게 보여줍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아직도 입하의 절기식(節氣食)으로
쌀가루와 쑥을 버무려 시루에 쪄 만드는 떡,
쑥버무리를 해 먹습니다.
이때쯤 절정을 이루는 이팝나무의 흰 꽃들은
장관입니다. 꽃이 마치 흰 쌀밥처럼 온 나무를
뒤덮는 이팝나무 아래서 흰 꽃과 잎사귀를 닮은
쑥버무리를 먹는 상상만으로도
계절의 미각이 살아나는 절기, 입하입니다.
메마른 땅에서도 스스로 잘 자라는 무공해 식물,
쑥은 자기 태생처럼 건강식품이기도 합니다.
각종 영양성분이 풍부해서
‘좋은 쑥은 산삼을 능가한다’는 말까지 있습니다.
쑥떡, 쑥전, 쑥국, 쑥차...
쑥은 웬만한 음식들과 대체로 잘 어울리지만,
봄내음에 추억까지 담아 전하는 음식이라면
단연 ‘쑥버무리’입니다.
이름 그대로 아무렇게나 생긴 것 같은 쑥버무리는
멥쌀가루에 어린 쑥을 골고루 버무려 시루에 쪄 낸
아주 단순한 음식입니다. 그런데 쑥버무리에는
이야기가 잔뜩 들어있는 것 같습니다.
어릴 적 엄마와 밭두렁을 한발씩 옮겨가며
한 소쿠리 쑥을 뜯던 생각도 나고,
봄 날 대문을 들어설 때 갓 쪄낸 시루의 봄내음도
모락모락 전해집니다.
예전에 쑥버무리는 쌀이 부족해지는 시기에
든든한 간식이 되어 준 구황음식이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쌀에 부족한 칼슘을 쑥이 보충해주니,
쑥과 쌀은 궁합도 좋습니다.
그러고 보니 쑥버무리 한 번 안 해먹고
봄을 보낸다는 건 좀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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