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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세이

모두 다르다

 

 

중년이 된 8남매가 제사 같은 모임에서 주고받는 부모님에 대한

농반진반(弄半眞半)의 기억은 흥미롭습니다.

장남인 ‘오빠의 엄마’와 다섯째 딸인 ‘내 엄마’가 다른 사람인 듯하고
늦둥이 막냇동생의 아빠와 셋째 아들인 내가 기억하는 아버지는 전혀 다른 사람이라나요.

 

한밤중에 컴컴한 광 한구석에서 식구들 몰래 장남에게만 닭백숙을 발라주던
오빠 기억 속의 엄마와 아침밥상에서조차 차별받았던 다섯째 딸이 기억하는 엄마는 조금 다를 수밖에요.

 

자식들에게 유난히 엄격해서 스킨십조차 쉽지 않았던 아버지와

무엇이든 오냐 오냐 하며 품에서 놓지 않으셨던 늦둥이 막내가 기억하는 아빠 또한 전혀 다른 사람일 수밖에요.

 

똑같은 시점으로 63빌딩을 보고 있어도, 그곳 전망대에서 연인과 혹독한 이별을 경험했던 이와

수족관에서 아이스크림 먹던 어린 시절을 달콤하게 기억하는 이의 느낌은 전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외형적으론 똑같아 보여도 내가 보고, 내가 경험하고, 내가 기억하고 있는 것과

다른 사람의 그것이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순하게 받아들일 수 있으면

사람 스트레스는 현저히 줄어들게 되어 있습니다.

 

 

-혜신+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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