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에게 삐친 남편이 시위하기 위해 말도 없이 가출해
혼자 이렇게 저렇게 속끓이다가 새벽녘에 슬며시 들어왔습니다.
거실에서 이제나저제나 아내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안방 문을 열고 나온 아내의 첫마디에 허걱! 했답니다.
“당신 또 TV 보다가 거기서 그냥 잔 거야?”
애초에 자신이 집을 나갔다 온 사실조차 몰랐던 겁니다.
살다 보면 이런 경우들이 있습니다.
지금 내가 무얼 하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아무도 모른다는 느낌,
어느 누구도 내 존재에 주목하지 않는다는 느낌은 사람을 착잡하게 만듭니다.
상처받고 방전된 듯한 순간엔 특히 그렇습니다.
의외로 많은 이들이 그런 경험을 토로하곤 합니다.
그럴 때 상처받고 방전된 마음들을 다독이고 충전해 주기 위해
주위에 ‘사람들’이 존재하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툰드라 사람들은 그런 것을 아예 법칙으로 정해놨더군요.
극한의 땅 툰드라에서 살아남기 위한 법칙의 첫 번째는
조난당한 사람은 누구든지, 설령 그것이
평소 원수처럼 지내는 상대라 할지라도 무조건 도와야 하는 것이랍니다.
나도 언제든 그런 위험에 처할 수 있고
그럴 경우 누군가의 도움을 받지 못한다면 살아남을 수 없으니까요.
툰드라에서 조난자를 돕는다는 것은 결국 나를 보호하는
가장 확실한 생존의 법칙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심리적으로 툰드라 상태에 있는 내 주위의 누군가를
다독이고 충전해 주는 일은 나를 보호하는 일과 하나도 다르지 않습니다.
사람이 모여 사는 것은 본래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닌가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
-혜신+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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