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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세이

누구에게나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6백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한국 영화의 한 감독은 

'사람은 하고 싶은 게 아니라 할 수 있는 걸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반면 헤드헌팅 업체의 한 경영자는 전직(轉職)을 하려는 이들에게 

‘잘하는 일보다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들의 의견은 흥미롭게도 일반적인 인식과는 정반대의 방향을 취하고 있습니다. 


영화란 게 본래 ‘미친 듯한 애정과 열정’이 전제되어야 하는 영역이지만 

오랜 고생 끝에 초대형 흥행 영화를 만든 감독은 그 과정에서 애정보다 

능력이 우선해야 고생이 덜할 수 있다는 뼈저린 교훈을 체득한 듯합니다. 


다른 무엇보다 직장인으로서의 ‘능력’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헤드헌터가 

능력보다 하고 싶은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까닭은 능력 있는 전직자들의 숨은 

고통을 생생하게 실감했기 때문일 겁니다. 


겉으로만 보면 동일한 사안에 대해서 나와 전혀 다른 의견을 가진 상대방을 

이해하기 힘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 나름으로는 그럴 만한 충분하고 절절한 이유가 있게 마련입니다. 


아빠의 발 위에서 바라보는 세상과 아이의 머리 위에서 바라보는 세상이 

같지만 다른 것처럼, 어쩜 그런 게 바로 세계관일지도요. 


혜신+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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