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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프리즘/내마음보고서

아, 못해 먹겠다. 를 못 이긴 어느 날... 6년차 된 회사를 박차고 나왔다.


길고 긴 여행을 끝나고 한국에 돌아온지 채 일주일도 되지 않았던 비오는 어느 날,

미루고 있던 내 마음 보고서를 위해 노트북 앞에 앉았다.


'나' 라는 제일 답 없고 난해한 시험을 치루기 위해서 이마에 川 자를 그리면서 집중한 몇 시간보다 결과를 기다리던 그 이후 몇 주가 더 어려웠던 것 같다. 내가 보는 나는 어떤 사람일까 궁금하기도 하고, 나는 평소에 타인보다 나 자신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볼 줄 몰랐던 사람이라서 걱정이 됐다. 전문가가 읊어주는 내가 본 나는 어떤 무서운 말들로 쓰여지게 될지 겁도 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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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5개월, 근무 한지 6년차가 된 해에 나는 회사를 박차고 나왔다.

입사 이후 회사 내에서도 어렵다 어렵다하며 다들 피하는 부서에만 근무하면서 야근은 내 친구이고 내 벗이고 내 전부였고 나 자신 그 자체였을 정도로 근무 시간은 상당했고, 그로 인해 지병 아닌 지병이 심해져서 2년차가 되던 해에는 2번의 수술을 했다. 한마디로 근무 환경 자체는 심신의 고난과 궁핍의 연속이었다. 실적이 어려운 팀에 있었지만 잘해서 인정받고 싶은 마음과 뭘 하든 대충 하지 않는 성격은 야근으로 가는 출구 없는 고속도로였다. 잘 참는 성격은 매일 사표를 품고 살았으면서도 던지는 액션도 취하지 못하게끔 매 고비를 잘 넘겨왔다. 괜찮아, 이것 또한 지나가겠지, 지나갈거야 지나가고말고.


서른이 됨을 축하하고 싶었던 건지 2016년이 되자마자 존재를 드러낸 의미없는 업무의 반복과 말도 안되는 상황의 연속은 몇 년간 억누르고 있었던 그 감정을 소환하고 있었다. '아, 못해 먹겠다.'

그 동안 '그래도 다시 한 번 더 해보자.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말로 달래고 있었던 감정이 '아, 못해 먹겠다.'를 못 이긴 어느 날, "팀장님, 저 퇴사하겠습니다."라는 말을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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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간 오롯이 마음에만 품고 살던 유럽 여행을 떠났다.

20대 때 가보지 못했던 유럽에 대한 동경과 더불어 내가 교과서와 책에서만 봤던 '과거'의 유럽이 아닌 '지금'의 유럽을 보고 싶어서 숨겨왔던 나의 퇴직금을 조심스레 꺼내서 70여일의 '나홀로 유럽'을 떠났다.


오롯이 혼자였고, 오롯이 혼자임을 즐겼고, 오롯이 혼자인 상황이 감사하고 즐거웠다.

바르셀로네타 해변을 걸을 때도, 세차게 부는 눈보라 속에서 융프라우흐를 보고 있을 때도, 뜨거운 햇살이 쏟아지는 구엘공원에서 즐거워하는 사람들을 하염없이 보고 있을 때도, 까만 어둠 속에서 우뚝 서 있던 런던아이를 멍하니 보고 있을 때도 대화의 상대는 '나'였다.


다음 일정도 계획도 없이 떠난 여행 속에서 그 때 그 때 마음 내키는 대로 발걸음 닿는대로 시간의 흐름에 나를 맡기는 그 여행 속에서 근심도 걱정도 없었고 오롯이 '나'만 생각하는 날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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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마음 보고서를 제출하고 난 뒤 얼마 안되서 열흘 가량 미국을 다녀왔고, 미국 여행 끝에 돌아온 나를 기다린 것은 '내마음보고서' 책자였다. 아 드디어 왔구나. 올 것이 왔다. 아 기다리고기다리던 그것이 온 것이다.


_ (중략) 



마인드프리즘(주)에서 개인의 마음에 오롯이 집중해 세상에 한 권 뿐인 <내마음보고서>를 드릴때... 심볼마크같은 "3주 뒤 열어주세요" 봉투가 인증된 체험기네요... 드디어 올 것이 온 듯이 나를 맞이한 <내마음보고서>는 과연..어떤 얘기를 들려주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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