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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훈의 '마음에서 마음으로'

서로 주고받은 상처 때문에 관계회복이 힘들 때


 

아빠와 관계 회복이 어려운 20대 여대생입니다.

엄마가 일찍 돌아가셔서 아빠와 단 둘이 살게 된 게 벌써 10년입니다.

이제는 아빠가 재혼하기를 바라지만,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아빠가 다른 여자를 만나는 것 같으면 무조건 싫어하고 미워했습니다. 새엄마로 누군가를 맞이하는 게 왜 그렇게 싫었던지, 재혼할 마음으로 깊게 교제했던 여자 분과 제 성화에 못 이겨 헤어진 적도 있습니다.

 

그때 저는 가난하고 힘들게 살다 가신 엄마를 저버리는 아빠가 싫었고,

아빠는 자신을 이해해 주지 못하고 만나는 사람마다 이유 없이 싫어하는 저를 힘들어 하셨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만나는 여자분이 계신 것 같은데 제게 말씀도 안하시고, 이게 가족인가 싶을 정도로 서로를 모른 채 살고 있구요.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아.. 그랬군요...

 

어린 이프로님께 어머니는 대체할 수 없는 분이었습니다.

아버지가 다른 여자를 만나는 게 야속하게 보인 건 당연한 일입니다.

사랑하는 아내를 다른 여자로 대체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로 보였을 것입니다.

아버지가 다른 여자를 찾은 것은 이프로님께 어머니가 필요하다는 배려 때문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프로님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이제 아버지의 재혼을 용납하실 수 있는 건 이프로님이 어른이 됐다는 뜻입니다.

이프로님과 아버지는 사랑하는 사람을 일찍 보낸 슬픔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이프로님의 마음결이 어떻게 성장해 왔는지 잘 모르실 것입니다.

미안한 마음이 앞서서 먼저 말 꺼내기가 어려우실 것입니다.

이제 한번쯤 아버지를 친구처럼 대해 보셔도 좋지 않을까요?

이왕이면 활짝 웃으며.

 

 


모차르트 바이올린 소나타 E단조 K.304 2악장 템포 디 메뉴엣

(바이올린 Karen Aroutiounian, 피아노 Michael Frohnmeyer)

- 음악은 화면의 PLAY 버튼을 클릭해주세요.

 

 

 

 

바이올린과 피아노가 한땀한땀 삶의 슬픔을 엮어갑니다. 가슴에 눈물이 가득하지만 담담한 미소로 삶을 받아들입니다. 22살 때 모차르트는 일자리를 구하려고 어머니와 함께 파리에 왔습니다. 원하던 일자리는 나타나지 않았고, 급기야 어머니가 객지에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 바이올린 소나타는 어머니를 먼저 보낸 아들의 아픈 마음을 담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어머니를 충분히 돌보지 못한 모차르트를 질책했습니다. 안 그래도 슬픔에 잠겨있던 모차르트는 생전 처음 깊은 우울을 느낀다고 썼습니다. 아버지와 아들은 소원해졌습니다. 두 사람을 다시 묶어준 것은 음악, 그리고 슬픔의 공유였습니다. 이 소나타에서 모차르트는 슬프다고 엉엉 울지 않고, 고귀한 자세로 삶의 비극을 받아들입니다. 상처에서 돋아난 새살로 더욱 성숙해진 이프로님의 모습을 아버지에게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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