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모습으로 탈바꿈하는 계절 <백로>입니다.

이슬이 내리기 시작한다는 백로, 올해는 9월 8일입니다.

이때가 되면 밤에 기온이 내려가면서 가을 기운이 뚜렷해집니다.

추석 무렵으로 햇곡식과 햇과일을 수확하여

조상들께 제를 올리는 시기입니다. 제철식품으로 포도가 있어서

포도순절(葡萄旬節)이라고도 불립니다.

여름의 더운 기운이 완전히 가시지는 않았지만

맑고 깨끗한 가을 하늘이 여름내 지쳤던 몸과 마음에 기운을 불어넣습니다.

산과 강을 비롯한 주변의 만물은 빠르게 가을의 모습으로 탈바꿈합니다.

계절의 변화 속에서 자연과 시간이 진행시키는 일을

몸소 깨닫게 되는 계절, 백로입니다.

색이 짙어지고 단물이 푹 들어 포도가 절정에 이르는,

백로에서 추석까지의 시기를 포도순절(葡萄旬節)이라 합니다.

포도는 소화를 돕고 피로회복에도 특효인데다

비타민 철분이 풍부하고 면역력 높은 건강과일로 알려져 있는데요,

시고 떫은 껍질조차 버릴 것이 없다합니다.

포도에 담겨있는 의미 또한 포도의 영양처럼 풍부합니다.^^

송이 가득 탐스러운 포도는 다산(多産)을 상징하여

그해 수확한 첫 포도를 사당에 고하고 집안의 큰 며느리가

한 송이를 통째로 먹는 풍습도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옛날 도자기나 선비의 그림에는 포도 문양이 참 많이도 등장합니다.

포도지정(葡萄之情)이라...

포도를 한 알씩 떼어 잘 발라내 입 물림으로

자식에게 먹였던 어머니의 섬세한 애정도 포도에 담겨있습니다.

바쁜 농사일에서 잠깐 손을 뗄 수 있는 포도순절엔

며느리들이 친정 식구들을 만나러 한나절 자유로워질 수 있었는데요,

그래서 옛날엔 백로를 ‘아낙들의 절기’라고도 했답니다.

이런 백로에는,

“포도순절에 기체만강하신지...”

부모님께 편지 한 장 띄우고 싶습니다.

- 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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