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없이 무슨 세상이 있나요?
세월호 참사로 아들을 잃은 아버지는 아이의 냄새라도
맡고 싶어서 아이의 옷과 신발을 착용하고 다닌답니다.
그렇게 부모와 생이별한 아이들이 수백 명입니다.
그 아이들이 산 채로 물 속에 잠겨가는 모습을
우리는 그저 바라만 보고 있었습니다.
지구촌 한쪽에서는 보복이라는 이름으로
10대 소년을 산 채로 화형시켰다지요.
초등학교에까지 폭격을 가해
어린 아이들이 숱하게 죽어 갑니다.
도대체 어린 우주들에게 이런 짓을 해놓고
세상이 어떻게 존재하나요?
아이들 없이 무슨 세상이 있나요?
“바람이 들썩이는 호숫가
비닐돗자리 손에 든 아이가
풀밭으로 걸어간다
신발벗어 한 귀퉁이 두 귀퉁이
메고 온 가방 벗어 세 귀퉁이
마지막 귀퉁이에 제 몸 내려놓는다
삼라만상을
돗자리에 전부 모셨다"
-함순례<일곱 살, 우주>
그 어린 삼라만상에 두 손 모으는 수밖에.
"나에게 눈과 마음이 있다면
외롭고 어려운 아이들 눈물 닦아주고 싶어라
쪽방에서 셋방으로 떠도는 이들에게
따스한 보금자리가 되어 주고 싶어라"
-금만수<돈2>
돈의 독백이라네.
원래 돈의 마음은 그런 건데,
돌고 도는 중에 어디에서 뒤틀렸나 봐.
"늙어서 죽은 자는 지혜의 책이, 젊어서 죽은 자는
혁명의 책이 된다더군
아이가 죽으면 예언서가 된다더군"
-유병록<사자의 서>
그 아이들은 우리에게 어떤 예언서인 것일까.
가만히 심호흡 했지.
"아이들 입에 밥 들어가는 것 극락이로구나"
-고은<아버지>
그게 시의 전문인 거라.
거기다 대고 무슨 말을 더 하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가
젖먹이 아이를 안고 정지해있다
(....)
삼백년 후 오늘을 기억할 그대여
이 기차가 발굴되면 저 母子를 가장 먼저 안아 올려다오"
-박서영<미인도>
기차 안에서 아이를 안고 잠든 여자를 보면서
미인도를 그린 시인이 고마워서 왠지 눈물겨웠지
“아이한테 물었다
이담에 나 죽으면
찾아와 울어줄 거지?
대답 대신 아이는
눈물 고인 두 눈을 보여주었다"
-나태주<꽃그늘>
그렇게 눈 마주치고 있으면 말이란 게
아무짝에도 쓸모없다는 걸 문득 깨닫게 된다지.
그런데 그 어린 우주, 지금 어디에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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