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훈의 '마음에서 마음으로'

내 앞에 벽이 있는 것처럼 답답한 지현님께

힐링Talk 2014. 5. 9. 11:30

내 앞에 벽이 있는 것처럼 답답한 지현님께  


31살 직장인 입니다. 제 인생을 바꾼 7년 전의 기억에서 

아직도 헤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2007년 6월 15일, 남자친구는 제대를 3개월 앞둔 그날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날 휴가를 나오겠다던 남자친구에게 회사일이 생겨서 

안 된다고 말렸어요. 대신 다음 주에 내가 면회를 가겠다고 토닥였는데…. 

하필 휴가를 나오겠다던 그날 부대 안에서 사고가 났습니다. 


24살이었던 저는 크나큰 충격과 엄청난 죄책감에 

가슴 한켠에 가시가 박혔고, 그 상태로 7년째 살아 왔습니다. 

가족들이나 친구들은 이 일이 제게 얼마나 큰 상처인지 알지 못합니다. 

저 역시 모르는 척, 잊은 척 합니다. 

아직도 못 잊고 지내는 모습을 보이면 여태 정리를 못했느냐고 

쉽게 이야기하니까요. 

내색 안 하고 안 힘든 척하는 게 너무 힘듭니다. 





아.. 그랬군요...


얼마나 큰 충격이었을까요. 

가슴을 찌른 상처, 7년이 흘렀지만 그대로 남아 있군요.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었기에 상처는 더욱 굳어져 이젠 단단한 벽이 되었습니다. 

나 때문이야…. 혼자 울며 자책도 많이 하셨겠지요. 

너무 아끼던 사람이니까 자연스런 일이지요. 

하지만 떠난 이는 지현님을 탓하지 않습니다. 

지현님이 혼자 상처를 안은 채 지내신다면 그 분이 저 세상에서 마음아파 하겠지요.


세월호의 아이들처럼, 

그 분도 마지막 순간에 지현님을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았을까요? 

지현님은 그 분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이었습니다.

이젠 지현님이 소중히 자신을 보듬을 차례입니다. 

모든 이별에는 애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떠난 이는 살아남은 사람의 추억 속에 숨 쉬고 있습니다. 

한 번 더 눈물을 흘리며, 아름다운 만남을 애도하시기 바랍니다.




모차르트 프리메이슨 애도음악 C단조 K.477 

(브루노 발터 지휘 콜럼비아 교향악단)

- 음악은 화면의 PLAY 버튼을 클릭해주세요.




오보에의 가련한 화음에 그냥 마음을 맡겨 보십시오. 

고개 숙여 묵념하듯 조용히 시작하지요. 꽃상여가 천천히 움직입니다. 

아름다운 추억이 떠오르면 음악은 더욱 슬프게 오열합니다. 

고개를 들면 맑고 파란 하늘이 눈에 들어오지요. 

이제 세상에 없는 그 사람이 미소 짓고 있는 것 같습니다. 

눈물을 닦으며 고개를 숙이면 음악도 조용히 사라져 갑니다. 

    

슬픔이 슬픔을 위로합니다. 

1785년, 모차르트가 프리메이슨 동료였던 두 사람의 연이은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작곡했습니다. 

모차르트는 6명의 아이 중 4명을 먼저 보냈습니다. 

그의 삶은 “많은 슬픔, 약간의 즐거움, 그리고 몇 가지 참을 수 없는 일들”로 이뤄져 있었지요.

그래도 사람은 살아갑니다. 음악이 오열할 때 함께 눈물 흘리며 떠난 이를 애도하십시오. 

뜨거운 눈물이 단단한 상처의 벽을 녹이고, 지현님을 위로할 것입니다. 

  

채훈



다음회 마음이야기를 신청해주세요!!

>> 내 이야기 신청 바로가기




@ 힐링톡을 트위터/페이스북/카카오스토리를 통해서도 받아보세요.

* 트위터 주소 : www.twitter.com/mindprism4u
* 페이스북 주소 : www.facebook.com/mindprism4u

* 카카오스토리 : '내마음보고서' 검색 후 소식받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