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나이 드는 게 두려운 조광조님께
문득, 나이 드는 게 두려운
조광조님께
정년이 한참 남았는데 청춘을 다 바친 회사에서 나왔습니다.
딸 하나 아들 둘 키우며 풍족하지는 않지만
기본은 해 준다고 했는데, 엊그제 딸 시집보내고 이제 아들 둘….
아직 사회초년생에 결혼하려면 한참 남았는데,
두 아들 장가보낼 때까진 아버지가 능력이 있어야 하는데,
집이라도 해줘야 할 텐데….
이제 백세시대라는데 내 나이 50줄….
아직 건재하다 생각하지만 수십 통의 이력서를 다시 쓰고 내 봐도
받아주는 데가 없네요. 앞만 보고 달려온 제 인생에 나이가 이렇게
걸림돌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이렇게 돼 버리니 한해한해 나이 드는 게 무섭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다시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아.. 그랬군요...
아직 할 일이 많고,
일할 능력과 의지도 있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군요.
나이 들수록 점점 더 어려워지니 한숨만 나오시겠지요.
지금까지 훌륭한 가장으로 살아 오셨습니다.
여느 아버지처럼, 참 고생 많으셨습니다.
앞으로 살 길이 막막하시겠지만,
지금까지 이룬 보람 있는 일들을 생각해 보셔도 좋겠습니다.
꽃피는 봄과 뜨거운 여름도 아름답지만,
낙엽 지는 가을도 아름답습니다.
따님 결혼시키셨고, 두 아드님도 다 컸으니
이제 ‘인생 이모작’을 생각하실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자녀들은 아버지의 마음만으로도 감사하고, 존경할 것입니다.
100세 시대, 삶의 기쁨을 오래 누리시려면
진정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새롭게 시작하는 게 중요하겠지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Ab장조 Op.110> (피아노 : 루돌프 제르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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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클래식 음악에 익숙치 않더라도 혼자 계실 때
편안히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풀잎에 맺힌 이슬처럼 영롱한 음악,
베토벤이 50살을 넘긴 뒤 작곡한 피아노 소나타입니다.
군데군데 슬픔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지만
삶을 달관한 눈빛이 반짝입니다.
베토벤은 평생 저주스런 청력상실과 싸워야 했습니다.
그의 음악은 운명과의 투쟁이었습니다.
베토벤은 32곡의 피아노 소나타를 남겼는데,
젊은 시절에 쓴 <열정>, <비창>, <월광>은 고뇌로 가득합니다.
그러나, 마지막 5곡은 내면의 깊은 평화를 노래합니다.
모두 50살이 지나서 쓴 곡들입니다. 인생은 가고 또 오는 것입니다.
젊은 시절의 기쁨과 고뇌가 있듯, 나이 든 뒤의 평화와 달콤함도 있는 것입니다.
맑디맑은 소리로 연주하는 루돌프 제르킨은 84살 노인입니다.
음악에 헌신한 순수한 영혼이기에 이토록 신선 같은 연주를 들려주는 거지요.
살아온 날의 보람은 물론,
앞으로 펼쳐질 인생 후반부의 기쁨을 이 곡에서 발견하시기 바랍니다.
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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