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훈의 '마음에서 마음으로'

너무 두렵고 무서워서 중요한 일을 망쳤던 그날의 당신에게

힐링Talk 2013. 7. 19. 04:00



너무 두렵고 무서워서 중요한 일을

망쳤던 그날의 당신에게


비올라를 전공하고 있는 고3 남학생입니다. 

무대공포증이 심해서 많이 떨어요.

얼마 전 대학입시를 앞두고 진행된, 가장 중요한 마지막 실기시험을

무대공포증 때문에 망쳐버렸습니다. 며칠 밤을 새워가며 연습한 게 

단 6분 만에 날아갔습니다. 오랜 시간 땀 흘려 연습한 걸 5~6분 안에

보여줘야 하는 음악가로서 앞으로 남은 입시도, 

평생 연주자로 살아 갈 일도, 너무 걱정됩니다.






아.. 그랬군요...


무대에 설 때 떨리지 않는 연주자는 없습니다. 공들여 연습한 게 한번

실수로 무너질 수 있지요. 혼자면 잘 할 수 있는데, 여러 사람이 

눈을 반짝이며 쳐다보면 온몸이 굳어버리지요. 세계적인 거장들도 

무대가 두렵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는 긴장을 

달래기 위해 주머니에 쇠못을 넣고 무대에 올랐다고 하지요.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는 청중 앞에서 연주하는 자기 모습이 

끔찍하고 비참하게 느껴져서 무대를 아예 포기하고 

스튜디오 레코딩만 했습니다. 


“연습할 땐 실제 연주처럼, 연주할 땐 연습처럼!” 진부한 말이지요. 

무대공포증은 정면돌파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큰 무대에서 한번 

성공적으로 연주하고 나면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긴다고 합니다. 

작은 실패도 있겠지만 성공하는 날도 반드시 옵니다. 이러한 경험을 

쌓아가면서 전문 연주자로 성장해 가는 것입니다.


음악 뿐 아니라 인생의 모든 일이 그러합니다. 여러 사람 앞에서

 발표할 때 떨리는 건 당연합니다. 회사 브리핑, 상품 설명, 

토론 발제 등 여러 사람 앞에서 얘기할 일이 참 많이 생깁니다. 

미흡하고 서툴더라도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솔직하게 자기를 

표현하면 듣는 이의 마음에 닿을 수 있습니다.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3번 C장조 중 ‘프렐류드’

- 음악은 화면의 PLAY 버튼을 클릭해주세요.



얼마전 세상을 떠난 첼로의 대가 야노스 스타커의 모습입니다. 

이 분은 연주할 때마다 너무 떨려서 무대 뒤에서 술을 마시곤 

했다지요. 연주 시작 전, 긴장한 분위기가 역력하지요? 

6곡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바흐가 쾨텐 궁정에 머물던

1720년경 작곡했습니다. 이 중 세 번째 곡 C장조, 

‘폭넓고 시적인 빛’으로 가득한 음악입니다. 

제게 바흐 음악의 즐거움을 처음 일깨워준 곡입니다. 


피아노 반주가 없으니 첼리스트는 절대 고독 속에서 연주합니다. 

첫 음이 명료하게 울려 퍼집니다. 화음도 없이 선율 하나만 

구불구불 흘러갑니다. 아무 장식도, 조미료도 없으니 얼핏 

무미건조하게 들립니다. 하지만 이게 바흐 선율의 진수입니다. 

흥겨운 중반, 유유자적 홀로 춤추는 백학의 모습입니다. 

몇 번의 분산화음으로 멋지게 마무리하면 연주하는 이도, 

듣는 이도 행복합니다. 

 

고독과 두려움을 이겨낸 노대가의 연주를 들으며 용기를 

얻으시기 바랍니다. 마지막 실기시험보다 더 중요한 입시가 

다가오는군요. 약간의 실수가 있더라도 마음을 담은 

진솔한 연주는 듣는 이를 감동시킵니다. 그게 바로 좋은 연주지요.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시험 당일에는 평소처럼 

편안히 연주하시기 바랍니다.     


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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