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프리즘/내마음보고서

내마음을 만난 '이름에게' teaser1

힐링Talk 2020. 5. 19. 17:07

<내마음보고서>는 심리검사 결과에 따라 개개인에게 꼭 맞는 처방시()와 그 시의 한 문장을 선정하여 나만의 '보고서 제목'을 선물합니다.

 

내마음을 만난 당신의 '이름'은 무엇인가요?

 

원하는 날짜를 지정하여 <내마음보고서>의 첫 페이지 '나의 보고서 제목' '내마음을 만난 이야기'를 보내주시면 마인드프리즘이 한글자, 한글자 마음을 다해 당신의 이름을 부릅니다.

ㆍ내마음을 만난 '이름에게' 신청하기 https://bit.ly/2Ti8xkl

 

 

 

<아주 가끔씩 어디선가 조심스런 손님처럼, 박세영>

 

 

겨울 등반 2/강계순

마른 가지들 저들끼리 얼기설기

팔을 엮으며 서 있고

숨 죽여 내리는 눈 어둠 속에 홀로 환히 밝은

낮고 고요한 겨울 사원

아주 가끔씩 어디선가 조심스런 손님처럼

바람이 왔다 가면

마른 풀들 잠시 흔들리고

가벼운 안개 쓸리기도 하지

흔들리는 것 바라보면 실핏줄 어디쯤

따스한 입김 도란거리기도 하지.

용서하는 능력은 내게 없으니 다만

잊게 해 주십시오, 낮은 음정으로 고백하고

X-레이처럼 뿌우옇게 골격 드러나는

고산 나무의 묵은 상처에 기대어 선다.

이 밤 지나면 다시

더 춥고 가난한 어느 사원으로 옮겨 가서

낡은 지도를 펴고

그리움으로 뻗은 길 모두 지울 것이니

더 이상은 길 잃지 않을 것임,

빈 집 한 채 짓고 꺾인 관절을 푸는 밤에는

온화한 발성의 손풍금 소리 어디선가

아득히 들리는 이 골짜기.